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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 배의 항해 일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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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 척의 배가 바다로 나아갔습니다.
한 척은 상실에 빠진 사람들이 고통을 피해 올라탄 배였습니다.
다른 한 척의 배에는 같은 고통을 겪었지만 새로운 땅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.

두 배 모두 풍랑을 만났습니다. 앞선 배에 탄 사람들은 탄식했습니다. "그렇지 않아도 힘들어 떠났는데, 또 이렇게 힘들 줄이야" 사람들은 더욱 낙담했습니다. 지친 그들 중 일부는 죽고, 일부는 바다로 뛰어 들었습니다. 다른 배 역시 풍랑을 만났습니다. 그 배에 탄 사람들도 기진맥진했습니다. 그러나 그들은 이렇게 되뇌였습니다. "이 풍랑만 견디면 따듯하고 평온한 섬에 도달할 수 있을 꺼야" 그들은 힘을 합해 온 힘을 다해 노를 저었습니다.

그렇게 풍랑을 벗어난 두 배는 흘러 흘러 따가운 햇볕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망망대해에 도달했습니다. 뜨거운 햇볕 아래 사람들은 또 낙담하기 시작했습니다. "이러다 전부 목이 말라 죽거나 굶어 죽을 꺼야...이 지루하고 답답함을 견딜 수 없어...도대체 이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살아 나갈 수 있을까?"...그들은 왜 자신들이 배를 타고 떠나왔는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. 일부는 괴로워하다 또 바다 속으로 뛰어 들었습니다. 이제 그 배에는 희망을 잃은 몇 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. 다른 배에 탄 사람들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. 그들도 뜨거운 햇볕에 지쳤습니다. 하지만 그들은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. "이제 곧 섬에 닿을 꺼야, 멀지 않았어..." 그들은 왜 자신들이 이 어려운 항해를 시작했는지 다시 떠올렸습니다.

두 배에 탄 사람들은 모두 탈진했습니다. 정신은 혼미해졌습니다. 그렇게 비몽사몽 하던 사람들 눈에 백사장이 보였습니다. 바람이 솔솔 부는 모래사장을 품은 섬이 눈 앞에 오락가락했습니다. 하지만 앞선 배에 탄 사람들은 이렇게 푸념했습니다. "저기 보이는 섬이 진짜라면 얼마나 좋을까"...그러고는 몇 명 남지 않은 사람들마저 배 위에서 하나 둘 눈을 감았습니다. 그 배 위 살아 남은 사람은 이제 한 명도 없었습니다. 그때 옆에 있던 다른 배에서 한 사람이 소리쳤습니다. 이곳이 우리가 찾던 섬이라고, 그 배에 남아 있던 수 십 명의 사람들은 바다로 뛰어 들었습니다. 그들도 허기와 탈진으로 힘이 없었지만 마치 수영선수들처럼 헤엄을 쳐 섬으로 나아갔습니다. 

당신은 지금 어떤 배 위에 있습니까?

-holeeky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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